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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구충제를 이용한 암치료, 그 부작용은?

등록2019-11-18 조회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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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펜벤다졸이나 알벤다졸의 항암 효과에 대해 암환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열풍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마치 최근에 새롭게 발견한 놀라운 사실 같아 보이지만 2001년에 이미 소규모의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 연구(파일럿 스터디)에서부터 시작해, 2018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지에 게재된 펜벤다졸에 관한 논문과 최근인 2019년 5월 상피세포암에 대한 알벤다졸의 항암 효과 논문까지 이 구충약의 항암 효과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첫 연구 논문은 1985년도에 출간되었다).

논문 뿐 아니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유투브에서도 수많은 영상들이 구충제의 항암 효과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이며, 많은 암환자분들께서 이미 논문에서 밝혀진 안전 용량 범위 내에서 자가로 복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임상적 효과 확인안돼

강아지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화제가 된 것은 극적인 치료 사례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먹는 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구충제인 알벤다졸도 유사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알벤다졸 요법을 시작하게 된다.

알벤다졸은 다른 이름으로 벤지미다졸 카바메이트라고도 하며, 광범위한 구충 작용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다.

알벤다졸은 기생충의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미세소관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여 이를 통해 암세포 실험에서도 항 종양 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연구가 시작되었다. 2018년 논문은 종양을 이식한 쥐에 펜벤다졸의 항종양 작용을 나타냈고, 제시된 기전 역시 종양의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이었다.

2001년에 9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예비 연구에서는, 알벤다졸을 구충 목적으로 투약할 때의 용량으로 시험하였는데 환자들의 종양 표지자에서 뚜렷한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2009년, 36명의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알벤다졸의 안전한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1상 임상시험이 이루어졌으며, 초기 400mg을 하루 두 번 복용하기 시작해서 용량을 증량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최대 안전 용량은 1200mg을 하루 두 번 (2400mg/일) 14일간 복용하는 것이라는 임상시험의 결론이 나왔다. 또한 그 중 두 명의 환자는 알벤다졸 복용 시점부터 종양 표지자인 CA-125의 현저한 감소를 나타냈고 그 상태를 약 두 달 간 유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보면, 알벤다졸은 간암, 폐암, 결장암, 직장암, 부신피질암세포, 상피세포암 및 난소암세포 이식 쥐실험에서 종양 세포에 대한 억제 작용을 나타냈으며, 또한 악성 복수를 일으키는 복막암세포 이식 쥐실험에서도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내었다. 즉, 임상적인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복용을 권장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다른 질환 잔존 시 또 다른 부작용 고려해야

또한 예비 연구와 1상 임상시험에서 뚜렷이 발견된 부작용은 골수 기능 억제, 피로 및 가벼운 구역과 같은 부작용이었다. 항상 약물에는 효과라는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고용량장기 복용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위험한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1상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알벤다졸의 독성은 림프구감소, 중성구감소, 빈혈, 고지혈증, 간수치 증가, 저칼륨혈증, 저알부민혈증, 혈소판감소증이었으며, 부작용은 피로, 오심, 통증, 호흡곤란, 구토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 사례를 보면, 간경화를 앓고 있던 68세 환자는 폐포충낭종을 치료하기 위해 하루 400mg 2회씩 3주간 알벤다졸을 복용하였다가 3주차에 골수 억제로 인한 범혈구 감소증으로 사망하였으며, 경화성 담관염으로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던 77세 환자는 분선충증을 치료하기 위해 하루 400mg 1회씩 15일간 알벤다졸을 복용하였다가 범혈구 감소증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따라서 알벤다졸 치료를 하기 전 혈액검사를 통한 스크리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간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알벤다졸의 독성인 골수억제가 더 극대화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만성적으로 면역이 저하되어 있거나 항암치료로 인해 골수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암환자의 경우 더더욱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주변에서 많이 하는 요법이라고 해서 안전성에 대한 판단 없이 무턱대고 따라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