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폐렴이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확산 되고 있다. 우한 폐렴은 2003년에 사스 사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며 고열, 기침 등 호흡기 감염을 동반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비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동물에서 발견되어왔으며, 1960년대 사람에게도 발견되었다.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지만 사람 간의 전염이 확인된 만큼 대규모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우선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 감염이지만 실제 전파 경로는 손인 경우가 많다.
잠복기 상태인 사람이나 감염자가 무심코 코나 입을 만지면 그 손에 바이러스가 묻고 그 손으로 엘리베이터나 손잡이를 잡아 다른 사람이 만지면서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옮길 수 있다. 그러므로 손을 철저히 자주 씻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 길이다.
다음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잘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면역계가 잘 유지된 사람은 감염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감염이 되어도 적적한 치료를 받을 경우 회복속도가 빠를 것이다.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오지 않으려면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스 보고서에서 법정 전염병 치료에도 중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보고하였다. 과거 사스 사태의 근원지였던 중국 광동성 지역은 1513명의 발병을 기록하여 중국 내 발병 건수인 5327례의 28.4%로 발병률이 높았다. 중국 전체 사망률을 6.6%를 기록하였고 홍콩은 17.1%를 넘었지만, 광동성은 사망률이 3.7% 대로 낮았다.
왜 같은 중국 내에서도 사망률의 편차를 보였을까? 광동성에서는 처음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부터 중서의결합 치료가 이루어져서 단시간 내에 안정을 찾은 반면 기타지역은 중의학 치료 개입을 차단하였고 뒤늦게 중의학 치료를 허용하여 사망률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05년 홍콩의 사스 전파 예방의 한약 처방에 대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11개 병원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사스 고위험군의 발병률을 비교하였는데 1개의 코호트에서는 1063명에게 2주간 한약제제를 사용했고 대조 코호트에서는 36111명으로 한약을 사용하지 않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했다.
결과적으로 한약을 사용한 의료종사자에서는 사스 감염이 한 건도 없었으나, 한약을 사용하지 않은 코호트에서는 0.4%로 나타났다. 또한, 한약을 사용하고 보고된 부작용은 2% 미만이었으며 부작용은 경미한 것이었다. 이 코호트 연구는 대규모 집단을 관찰했다는 것, 표준화된 단일 처방을 사용했다는 것과 안전성에 대한 부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후 2015년 MERS사태 때 중국에서는 중의학적 관점에 따른 한약 치료 권고안을 포함한 진료지침을 발표하였다. 한약은 환자의 임상 증상에 따라 다르게 처방되었다.
우리에게도 한의학이 있음에도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야말로 한양방 통합치료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도 없고 특이적인 항생제는 없으며 감염이 되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시행한다.
한의학에서는 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을 온병(溫病)이라는 한의학적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온병의 특징은 발병이 급격하고 발열을 특징으로 한다. 급성기에는 해열, 소염, 배농의 효능이 있는 한약재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으며 급성기가 회복되면 몸의 음액(진액)을 보충해주어 급성기로 탈진된 몸을 조리할 수 있는 한약을 투약할 수 있다. 이는 오랫동안 한의치료에서 활용되어 온 약들이며 현재도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처방되고 있다.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중국 광동성의 사스 대처와 같이 열린 마음으로 질병에 다가가고 신종감염병에 한의학적 치료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환자들에게 더욱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