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동서암센터 / 통합면역센터 유화승 센터장
암 환자에게 고주파 온열요법을 받을 때 전통의학에서 사용되는 옻나무 추출물 '건칠정'을 병용하면 치료 효과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주파 온열요법은 42도 이상의 고열에서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는 등의 효과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방사선 감작을 증가시키고, 화학요법과 병용했을 때 약물전달이나 통증완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표준요법이 불가할 경우 단독 치료요법으로 쓰이기도 해 '제4의 암 치료요법'이라 불린다. 건칠정(GCJ)은 옻나무(Rhus verniciflua strokes·RVS)에서 추출한 천연물이다.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혈관 생성을 막고 종양 성장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낸다고 알려졌다.
대전대학교 동서암센터 연구팀은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 요법으로 치료받은 54명의 암환자에서 고주파 온열요법과 건칠정 병용 요법의 생존 이점을 확인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환자 54명에게 치료 횟수와 복용일을 기준(고주파 치료를 8회 이상 또는 7회 이하, 건칠정 28일 이상 또는 27일 이하)으로 환자는 네 개 군으로 나눠 약물 이상 반응 등 투약 후 다른 질병 진행이 없는 '무사건 생존율'(Event Free Survival, EFS)과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주파 온열치료와 건칠정을 병용했을 때 암환자의 생존율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항암 또는 방사선요법 도중 고주파 온열치료를 받고있는 암환자에 있어서 건칠정을 28일 이상 복용한 그룹이 건칠정을 27일 이하로 복용한 그룹에 비해 무사건 생존율(P:0.031)과 전체생존율(P:0.001)이 유의성 있게 높았다. 연구팀은 "고주파 온열요법은 단독요법으로 사용될 때보다 방사선 요법과 병행할 때 유효 온도를 더 낮추고 방사선 감작을 증가시킨다"며 "또한 고주파 온열요법은 도세탁셀, 이리노테칸, 젬시타빈 및 옥살리플라틴 등 화학요법과 병용하면 종양 성장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화학요법 약물이 약물 내성을 적게 발현하면서 약물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종양의 혈관 노출을 더 잘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유화승 병원장은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고주파온열암치료기에 대한 암환자 치료방안에 대해 진일보한 임상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암센터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28일 이상 지속적인 건칠정 복용과 1주일에 1~2회의 고주파 치료의 병용은 항암 또는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다만, 본 연구결과는 후향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분석된 환자의 수가 충분치 않아 추후 전향적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통합암치료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학술잡지인 '통합종양학회지(Integrative Cancer Therapies)'에 지난 5월 게재됐다.